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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씩씩이

10년 다닌 대기업 퇴사 1년 후 (feat. 여전히 30대 중반 미혼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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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퇴사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그날도 이렇게 후덥지근 더웠고 비가 오락가락 했었다.

코로나19는 여전하고 나도 여전히 30대 미혼이다.

이제 중반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애매하긴 하지만.

 

 

2020.08.26 - [사는 씩씩이] - 10년 다닌 대기업 드디어 퇴사! (feat. 30대 중반 미혼 여자)

 

10년 다닌 대기업 드디어 퇴사! (feat. 30대 중반 미혼 여자)

2010년 11월 8일 입사, 2020년 7월 10일 퇴사. 만으로 9년 8개월, 3,533일 근무. 나는 사실 운이 정말 좋은 편이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도 면접을 보면 떨어진 적이 없었고, 심지어 10년 다닌 이 (이름

ssikssiklife.tistory.com

 

 

 

나는 지금 생각해도 운이 참 좋은편이다.

내가 다녔던 대기업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그런 회사였다.

내 나이때 취업난에 허덕이지 않고 그런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고

돌이켜보니 꽤나 깔깔거리며 즐거운 회사생활을 했다.

(물론 퇴사 전 9개월은 최악이었지만)

 

가장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건 좋은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것이다.

회사를 떠난지 1년이 된 지금까지도 나를 기억해주고 찾아주는분들이 많다는것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10년을 회사라는 곳에 소속되어 있다가 무소속이 된 기분은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새로 시작한 일이 생각처럼 잘 진행되지 않기도 해서 감정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불안한 마음에 휩싸일때면 나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고 그 화살은 모두 남자친구한테로 향했다.

나도 감당할 수 없는 내 마음을 모두 쏟아내고 괴롭혔다.

그리고나서 이성이 돌아오면 또 자책하면서 나 스스로 괴로워하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지금까지 내곁을 지켜주고있는 남자친구한테 많이, 정말 많이 고맙다.

 

퇴사 후 나는 2~3개월 정도의 각성기간이 있었고,

4~5개월 정도를 불안한 마음에 휩싸여 방황하며 보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식물을 키우는 취미가 생겼고 덕분에 많은 위로와 안정을 얻기도 했다.

 

 

 

 

 

 

사실은 지금도 가끔씩 불안에 휩싸이기도한다.

내가 하고 있는게 맞는지, 계속해도 되는건지 갈팡질팡 하기도 한다.

너무 준비 없이 퇴사한걸 후회할때도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전한 그 회사 소식을 접할때면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도든다.

 

퇴사를 하고,

노트북을 사고,

사무실을 꾸리던 그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그때 마음으로 다시 열심히 해서

내 선택을 믿어주고 지금까지도 응원해주는

내 가족들과 남자친구한테 보답해야지.

 

 

 

 

 

아. 그리고 한달 전에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내 첫조카가 태어났다.

비록 미국에 있어서 만날수는 없지만 자기 전 많은 시간을 내 조카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보낸다.

존재 자체로 나한테 이렇게 큰 행복과 기쁨을 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신기하다.

퇴사 1년 사이 가장 큰 기쁨은 조카의 탄생이네. ㅋㅋㅋ

 

1년 후 나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기도하고 걱정이되기도 하지만

해보니 세상 쓸데 없는게 걱정이다.

2022년 오늘은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모습이면 됐지 뭐.

점심이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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